요셉님의 안나푸르나 트레킹 산행일기

요셉님이 지금 네팔에서 트레킹을 하고 있습니다. 트레킹을 하시면서 산행일기를 쓰고 계신데 열린마당에 접속이 어려워서 올리시지 못하신다고 합니다. 열린마당의 회원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산행일기를 제가 대신 올려드립니다. 

멋진 글과 사진을 나누어주신 요셉님, 고맙습니다. 건강히 트레킹 마치시고 오세요. 

 


어제 일찍 잠자리에 들어 피곤함으로 깊은잠을 잘 잤는데도 눈을뜨니 새벽 5시였다. 7시에 아침식사를 하기로 했으니 2시간이나 남아서 뒤척이다가 일찍 일어나 울레리 동네산책을 하려고 밖으로 나갔다. 마을의 주민 여러명을 보았다. 밭에서 김을 매는 분, 어린아이 손을 잡고 옆집으로 가는 아주머니, 짐을 이마에 이고 올라오시는 할머니들이다. 어렸을 때 추석에 시골 큰집에 놀러갔늘 때의 모습 그리고 용인 민속촌에 갔었을 때의 기억과 비슷한 모습이다. 저녁에는 숙소 마당에서 아이들이 오재미를 가지고 제기차기를 하며 노는 장면도 보았다. 옛날 한국의 모습과 많이 비슷하다.

가이드북에 네팔의 트래킹은 단지 히말라야 산을 오르는 것 뿐 아니라 그곳에서 실제로 살고있는 현지인의 삶을 볼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고 써있었지만 실감이 나지 않았었는데 실제로 와보니 정말로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었다. 마을의 제일 높은곳에 앉아서 쉬고있는데 갑자기 따뜻하고 부드러운 햇살의 느낌이 들어 고개를 드니 앞산의 능선에서 해가 불쑥 올라오고 있었다. 예상치않게 일출을 본 것이다. 내일 푼힐에 일출을 보러 갈 예정인데 그전날 울레리에서 먼저 경험하는 행운을 얻었다.

해가뜨니 갑자기 더워지고 동네의 집들이 햇살을 받아 더욱 멋져 보인다. 집집마다 특색있는 색깔로 칠을 했는데 네팔의 멋진 산세와 어울려 정말로 예쁘다. 비록 셀폰이지만 한집 한집 카메라에 담아본다.

8시 15분에 울레리를 출발하여 고레파니를 향해 올라간다. 아직 계단길이 끝난것이 아니었다. 계속되는 돌계단이 있었고 산길도 있다. 3시간 반의 트래킹끝에 고레파니에 도착하여 친구를 만나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후에 시간이 많아 푼힐로 석양을 보러 갈 수 있는데 아쉽게도 산에 구름이 가득하여 산들을 볼 수가 없어서 포기하고 내일 새벽 4시반에 일어나기로 하고 잠자리에 든다.

푼힐은 안나푸르나의 여러산들을 파노라마로 볼 수 있는 유명한 전망대이다. 많은 사람이 6시에 올라오는 해를 맞이하러 깜깜한 새벽에 줄을지어 산에 오른다. 그러나 아쉽게도 오늘은 일출을 보여주지 않는다. 하늘에 온통 구름이 가득하다. 일출 뿐이 아니라 산들이 모두 구름커튼뒤로 숨어 버렸다.

어제 나는 울레리의 일출을 먼저 보았으니
일출을 못본 것은 아쉬움이 덜했다. 그러나 안나푸르나의 산들을 볼 수 었음은 너무 포기하기 힘들었다. 해가 뜨고 햇살이 구름을 밀어내주기 기대하며 벤치에 앉아 기다린다. 많은 사람들의 경탄소리와 함께 해발 8191미터의 다우라기리 산꼭지가 조금씩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20여분 후 드디어 장엄한 안나푸르나 남봉과 오른쪽의 Fish tail 로 유명한 마차푸차레산도 나타나서 파노라마 뷰가 완성되었다.

9월 28/29일 2018, 푼힐에 다녀옴

안나푸르나 트래킹은 요즈음 새로이 각광을 받고있는 마르디히말 베이스캠프를 포함하면 크게 4가지 코스가 있다. 그중에 가장 짧은 코스가 푼힐전망대코스이다. 오늘 새벽에 푼힐에 가서 산들을 파노라마로 보았으니 이제  아침을 먹고 산을 내려가면 2박3일의 가장 짧은 코스가 완성된다. 그러나 나는 오늘이 전체일정 13일 중에서 3일째이므로 갈길이 아주 멀다.  숙소마당의 테라스에서 장엄한 안나푸르나 남봉과 왼쪽의 다우라기리 봉우리를 다시한번 여유있게 바라보고 오늘의 목적지 츄일레를 향해 배낭을 맨다.

오늘 트래킹은 먼저 산을 한시간 반 정도 계속 오르다가 계곡을 따라 심한 내리막길을 많이 걷는다. 그리고 한시간을 약간씩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한 후에 30분 정도 급한 오르막을 오르면 다시한번 하산길 같은 느낌의 급한 내리막을 거쳐 멋진 숙소에 도착하는 일정이다. 어짜피 츄일레의 예약해둔 랏지에 일찍 도착해도 기다리는 사람도 없고 저녁을 먹기전에 꼭 해야할 일도 없으니 트래킹 하는 순간순간을 즐기며 여유있게 간다. 9시반에 출발해서 3시반에 도착했다.  6시간이 걸렸다. 아직 몸은 가뿐하다.

3일에 걸쳐서 3210 미터 산 하나를 오르고 다시 반대편 산을 오른 후에 계곡을 따라 그산을 넘어왔다. 내일은 다시 숙소앞 왼쪽의 산을 넘어서 그 다음 산을 향해 오르고 내리리기를 반복하면서 목표인 4200 미터 베이스캠프를 오르는 준비를 하는 것이다.

이곳의 트래킹길은 원래부터 산속에 여기저기에 살고있는 현지인의 마을을 이어주는 길이었다. 그길을 따라 점점 많이오는 트래커를 위한 숙소와 식당을 겸하는 랏지가 생겨나서 트래커들이 음식을 사먹으면서 장기간 산행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배낭의 무게부담을 줄여주고 트래킹의 안전과 여러가지 도움을 제공하는 가이드와 포터가 있어서 쾌적한 트래킹이 가능하다.

오늘의 트래킹은 정글숲을 트래킹하는 것 이었다. 계곡을 내려가면서 오른쪽의 산의 산세가 뭔가 다르다고 느껴서 가이드겸 포터에게 물어보니 이곳이 진짜 정글이라고 한다. 바나나 잎사귀 같은 나무줄기가 사실은 뿌리가 나무를 타고 계속 올라가면서 만들어 낸 것이라고 이런 줄기를 타고 타잔이 “이야호”를 부르며 나무사이를 건너가는 것이라고 했다. 자세히 보니 정말 그런 나무줄기들이 있다.  정글숲이  우리가 한국이나 캐나다에서 본 나무숲과는 많이 다르다. 숲속에서 멋진 말들이 나타나서 풀을 먹기도 했다. 멋진 경험이다. 히말라야 트래킹을 하면서 정글숲을 하루종일 걸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산을 내려가면서 여기 주민들이 기르는 버팔로도 보았다. 트래킹 길에 로마의 수로같은 물 파이프가 있어서 아랫마을에 보내는 수도물 이냐고 물어보니 마시기위한 물이 아니고 수력발전을 위한 물공급 파이프라고 한다. 아래편에 작은 수력발전소도 있었다.

오늘은 계곡물소리를 들으며 정글숲을 트래킹하면서 현지인의 여러가지 삶의 모습도 살펴보는 또 하나의 행복한 날이었다.

9월 29일 2018. 정글 숲을 따라 츄일레 까지.

A.B.C 라고 불리우는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는 이번 트래킹의 두번째 목적지이다. 나는 지금 내일 아침에 일어나서 4시간만 걸으면 ABC 에 도착할 수 있는 데우랄리의 랏지에서 저녁식사를 마쳤다.

이곳에 오기까지 이틀동안 매일 7시간을 걸었다. 그동안 몇개의 산을 오르고 내려가기를 반복했는지 모른다. 정글속을 즐겁게 걸었던 며칠전에 비하면 어제는 햇볓을 많이 받으며 지루하게 산을 내려갔다가 땀을 흘리며 힘들게 끓임었는 계단을 오르기를 반복하면서 시누와에 도착했었다. 오늘은 어제보다는 햇빛도 적고 정글과 대나무숲, 그리고 빙하사태지역까지 다양한 트래킹길을 시원한 날씨속에 행복한 트래킹을 하였다.

내일 ABC 에서 얼마나 멋진 경치를 볼 수 있을지 기대가 되지만 사실 며칠간의 트래킹에서 보여지는 경치 자체가 내가 살고있는 벤프나 재스퍼의 캐네디언 로키에 비해서 그다지 뛰어난 것은 아닐수도 있다. 그럼에도 이곳은 여러가지 특별한 점들을 가지고 있어서 시간을내고 많은 경비를 쓰면서 지구반대편 까지 와야할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본다.

이곳은 위도가 낮은 아열대지역에 지구에서 가장 높은 해발 800미터의 산들이 있는 지역이므로 열대우림 정글크래킹부터 고산지역 만년설 빙하까지 한번의 여행에서 모두 경험해 볼 수 있다.

코스가 다양하고 길어서 며칠에서부터 몇달까지 얼마든지 다양한 일정을 세울 수 있다. 트래킹 코스에 많은 랏지가 있어서 숙박과 식사가 가능하다. 텐트나 코펠 그리고 음식재료를 배낭에 메고다닐 필요가 없다.

그럼에도 가이드와 포터를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고용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물가가 싸서 장기간 여행에도 비용이 적게든다. 트래킹 기간동안 숙박과 음식을 모두합쳐 하루에 US $20에 가능하다.

세계각국에서 트래커들이 모여들기 때문에 다양한 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 높은 산에 살고있는 네팔인의 문화와 음식을 포함하여 많은 사람을 만나고 느낄 수 있다. 한국인이 정말 많이온다고 이야기를 많이 듣고 왔는데 실제로 와보니 중국인이 정말로 많았다. 느낌으로 중국인 50%, 한국인 20%, 서양인을 포함하여 나머지 30% 로 보여진다. 앞으로 이곳도 중국인으로 뒤덮일 것 같다. ㅠㅠ

다만 아쉬운 것은 랏지의 시설인데 방은 너무 좁고 청소도 거의 안하는 것 같고, 화장실과 샤워실은 너무 더럽다. 음식은 그런대로 먹을만은 하지만 부엌에 들어가보니 한심하다. 여기서 만든 음식을 먹고 탈이나지 않으니 다행이고 신기하다. 그래도 물가가 비교적 싸기때문에 용서해 줄 수 있다. 앞으로 이곳도 물가가 계속 오를 것이다. 만약 여기에 오고 싶으면 더 비싸지기 전에 실행에 옮기는 것이 좋을 것 같다.

10월 1일 2018. 베이스 캠프를 목전에 두고.

벌써 이산에 들어와서 다섯번째 밤을 보냈다. 지금은 아침 7시, 해발 3200 미터의 데울라리에 있는 숙소 식당에서 밀크티에 인스탄트 커피를 섞어 커피밀크티를 만들어 마시고 있다.

이제 나는 2시간 후에 MBC 라고 불리는 마차푸차레 베이스캠프에 오르고 다시 1시간 반이 지나면 이번 트래킹의 두번째 목표인 ABC 안나푸르나 베니스캠프에 있을 것이다.

여기에 오기까지 5일동안 셀 수없을 만큼의 돌계단을 오르고 내리면서 정글숲을 통과하고 출렁다리를 건너고 어떤때는 뙤약볕은 맞으면서 힘들게 걷기도 했다.

아침에 데울라리의 가장 높은 곳으로 주님이 주신 신선한 찬공기를 피부로 느끼며 지난 피정에 노래하였던 태양의 찬가와 지난주에 돌아가신 Sharon 님의 장례미사에서 녹음했던 아베마리아를 들었다. 사실 산행중에 수없이 머리속에서 들려온 노래가락이 바로 태양의 찬가와 아베마리아였다.

아침에 내가 이곳에서 할 수 있는, 해야만 하는 것이 아침기도이다. 화요일 아침기도 시편에서 주님이 내가 왜 이산을 힘들게 오르게 하셨는지 약간의 답변을 주셨다.
“주님의 것이로다 땅이며 그안에 가득찬 것이… 주님의 산에 오를 이 누구인고 거룩한 그 곳에 서 있을 이 누구인고. 그 손은 깨끗하고 마음 정한 이 헛군데에 정신을 아니쓰는 이 로다. 이웃에게 거짓으로 맹서 않은 이 로다. 주님께서 그에게 복을 내리시리라” 주님께서는 내가 주님의 뜻을 따르고 선하고 바르게 살면 복을 주시리라고 다시한번 온 몸으로 알려주시려고 이번 여행을 허락하셨는지도 모르겠다.

성녀 글라라의 축복 기도문을 통해 우리 가정과 내가 알고있는 모든 분들에게 주님의 축복을 청하는 기도를 드렸다.

이제 해발 4130 미터의 ABC 를 향해 힘차게 출발한다. 며칠전 3210 미터의 푼힐에 오르면서 3000미터 이상을 오르는 적응훈련을 했지만 4000미터에서 고소증없이 무사히 올라갈 수 있을지 은근히 걱정된다. 출발전에 이미 고소증 약을 처방받아 가지고 왔다. 3천을 오르기 하루전에 반알씩 두번 먹으라고 하여서 어제 아침에 반알을 먹고 트래킹을 했는데 오히려 고소증상이 와서 더 힘들었다. 아마 고소증약이 내몸의 혈관에 더 안좋은 무슨 작용를 하는 것 같았다. 오후가 되니 증상이 점차 없어져서 더이상 약을 먹지 않았다.

해발 3천에서 4천으로 올라가기 때문에 많이 추울 것 같아서 나름대로 중무장을 하고 출발했는데 오히려 덥다. 그래서 쟈켓을 벗고 반소매로 갈아입고 선글라스를 끼고 올라간다. 이곳의 수목한계선은 4000미터 인 것 같다. 한참을 올라와도 아직 나무가 있다. 옆에는 빙하 녹은 물이 천을 이루어 힘차게 흘러가고 있다.

해발 3700의 마차푸차레 베이스캠프를 지나니 나무가 없어지고 산중의 평원인  미도우가 나온다. 바람도 차가워지기 시작하여 패딩을 꺼내입고 털모자를 쓴다. 멀리 산염소떼가 보인다. 약간씩 숨이 차고 현기증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걸음걸이 속도를 반으로 낮추고 천천히 걸어간다.

아직 주위에 눈은 전혀 없다. 해발 4천인데 로키의 2천미터 산에 오르는 풍경이다. 네시간만에 ABC 베이스캠프에 도착한다.

아! 그러나 이곳은 내가 영화 에베레스트를 보면서 비록 에베레스트 정상은 오르지 못해도 저 아름답고 활기찬 베이스캠프까지는 꼭 가리라고 다짐했던 그런 곳은 아니었다. 안나푸르나는 더이상 전문산악인이 정상에 오르는 베이스캠프를 운영하지 않고 그대신 일반 트래커를 위한 랏지를 그자리에 세워놓은 것이다. 그러면 어쩌랴. 지구 반대편에서 날아와 멋진 이곳에 건강하게 있음을 감사한다.

10월 2일 2018.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에 도착하다.

 

“요셉님의 안나푸르나 트레킹 산행일기”의 2개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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