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하이킹을 무거운 스크램블링으로….

종종 바꾸는 그런 일들이 일어나죠. 이유는 여러가지지만 그래도 지나고보면 그만큼 강렬하게 남는 추억거리도 없다는 점이 우리를 즐겁게 만듭니다.

어제도 원래 가고자 했던 Lake Louise 지역의 비 예보 때문에 아침에 집결지에서 목적지를 바꿔서 가까운 곳으로 산행을 가서, 가볍게 산행을 끝내고 라면파티를 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다녀온 곳이 Midnight Peak입니다.

출발이야 늘상 그렇듯이 가벼웠죠.  전날 내린 비로 초반 트레일은 촉촉히 습기를 머물고 있었고, 공기는 시원하고 상쾌했습니다. 한 번의 휴식을 하고 Baldy Pass에 도착한 후 누군가의 revenge 발언으로 그 사단이 시작되었습니다. ㅎㅎ (역시 기가 막힌 복선이 된겁니다.)

Baldy Pass에서 우측으로 Midnight Peak를 향해 오르려면 중간에 숲길을 가로질러 오르게 되는데, 이곳에 트레일이 제법 잘 드러나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 곳이 약간 혼란을 주는데 대개의 문제가 그 곳에서 시작합니다. 저희는 그 실수를 하진 않았는데, 선두에 섰던 누군가가 Midday Peak를 Midnight Peak로 착각을 하는 바람에 일부 인원이 그만 다른 길로 진행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중간에 섰던 일행들은 엉겁결에 Midnight 정상에 먼저 도착을 했고, 당연히 있을줄 알았던 일행들이 없었으니 멘붕이 되었습니다. ^^;;

다행히 선두 일행이 되돌아 와 약간 늦게 정상에 마저 도착함으로써 해프닝은 일단락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정상에서 얼마나 웃으면서 얘기를 나눴는지 모르겠습니다.     각설하고…..

하산길은 계곡을 따라 직접 Baldy Pass 트레일의 중간으로 내려오는 코스를 택했습니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경사가 무척 급했고 돌들이 자주 굴러 속도가 매우 더뎌졌습니다. 그러다보니 하산도 두 시간 이상을 소비했네요.

가볍게 산행하고, 쉘터에서 내리는 비를 감상하며 라면 끓여 먹고 수다를 떨기로 했던 애초의 계획은, 길어진 산행시간과 내리지 않은 비 때문에 한 번 더 수정을 해야했죠. 그래서 Barrier Lake Information Center 뒤 day-use area의 야외테이블에 자리를 폈습니다.  솥단지 두 개를 각각의 버너에 얹고, S사와 N사의 라면을 각각 끓여서 파, 호박, 양파, 달걀 그리고 신선한 목이버섯을 더해서 배추김치와 부추김치를 곁들여 초촐한 파티를 했습니다. 디저트는 베트남제 즉석커피와 과일이었구요.

정상에서 바라 본 남쪽 방향입니다. Porcupine ridge, Wasootch  ridge, Kananaskis Peak, Wasootch Peak, McDougall 등

Midnight Peak의 정상 ridge가 서쪽으로 뻗어갑니다. 건너편에는 Lorette와 Skogan이 보입니다.

북쪽으로 바로 이웃한 Baldy, 그리고 그 너머 멀리는  Yamnuska가 보입니다.

이렇게 정상에서 한참을 머물렀습니다.

3주째 주말마다 비 예보가 있었지만, 너무나도 운이 좋게 모두 피해다니는 행운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다음 주부터는 맑은 하늘이 계속될 거란 예보이니 더욱 즐거운 산행이 되지 싶습니다. 참가하신 모든 분들 얼른 피로를 회복하시고 행복한 일주일 보내시기 바랍니다.

닭 대신 꿩이 된 산행 – Mount St. Piran

우기가 오긴 온 모양입니다. 5년전 홍수로 상처가 아직 아물지 않았는데 또다시 많은 비가 온다고 하니 강물의 수위를 걱정하는 소리가 많습니다. (저만 그런건 아니겠지요? ^^)

2주째 연속으로 주말이면 비가 내립니다. 주중에만 오면 좋으련만 하늘은 여전히 녹녹치 않군요. 화요일까지 하늘의 눈치만 보다가 그나마 비가 적을 것으로 예보되는 Lake Louise 지역으로 가기로 마음을 먹고도 토요일 아침까지 일기예보를 몇자례나 찾아보았는지 모르겠네요.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캘거리에 비가 오더라도 산행을 출발하곤 했지요. 오늘도 어김없이 차량은 록키로 향했습니다.

캘거리에서부터 내리던 비는 Kananaskis 입구를 지날 즈음부터는 더욱 맹렬히 쏟아지기 시작했고 Banff를 지날 때까지도 그 기세를 늦추지 않더군요.

 Cascade 허리까지 구름이 내려오고 정면의 폭포는 제법 큰 수량을 자랑합니다. 새삼 왜 산의 이름을 Cascade라고 불렀는지 고개가 끄덕이게 됩니다.

다행히도 Lake Louise에 가까이 갈수록 하늘의 구름은 높아지고, 얇아져서 비도 멈추었습니다. 그러나 오늘 목적지인 Little Temple을 가기 위해서는 Moraine Lake road로 들어서야 하는데 이미 차량의 출입이 많아서 통제를 하고 있어서 별 수 없이 Lake Louise 주차장에 차를 댔습니다. 그리고 불안한 날씨 때문에 잠시 의논을 하고 Plain of The Six Glaciers라도 걷기로 하고 호수를 향해 걷습니다.

구름이 제법 있지만 여전히 평온해보이는 Lake Louise. 궂은 날씨에도 엄청난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조금 비를 맞더라도 혹은 비가 심해지면 돌아서더라도 산을 오르기로 하고 목적지를 St. Piran으로 변경을 하고 오른쪽 Lake Agnes trail로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정도 오르자 Lake Louise 특유의 빛깔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하늘은 조금씩 더 맑아지기 시작했구요.

                                                              모두들 아시는 Mirror Lake인데 꽃가루들이 많이 내려 앉아 수면이 맑지 않습니다.

이제 Chateau Lake Louise도 보이고 Trans Canada Hwy와 구름이 가득한 동편의 전경이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Fairview도 여전하구요,

전반적으로 구름이 많지만 낮게 깔렸던 비구름들은 모두 사라지고 제법 먼 곳까지 시야가 열려있습니다.

오르는 도중에 잠시 들른 Little Beehive에서 내려다본 모습. 호수와 Fairview, 구름으로 덮인 Temple, Haddo, Aberdeen 그리고 Fairview-Haddo 능선 너머 Sheol이 살짝 고개를 들고 있네요. 올해 To-do list에 올라 있는 산들 중 하나가 저 Aberdeen인데 눈이 아직도 굉장합니다. 갈 수나 있을런지…

정상에서 바라보는 북서방향의 모습. 바로 앞 산줄기는 Niblock에서 내려오는 능선이고 그 바로 너머가 Bosworth죠. 지난주 Paget Peak를 다녀오면서 보니 고속도로 공사를 하면서 산 아래 도로변으로 철망 울타리를 길게 설치했더군요. Bosworth의 접근이 불가능해진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사진 우측은 Waputic peak이구요, 그 사이(사진 중앙 멀리)가  Waputic Icefield입니다.

Whyte와 Niblock의 늠름한 모습. 가운데 살짝 머리를 드러내고 있는 흰 봉우리는 Popes Peak 인 듯 하구요.  산을 올라가는 비탈에 아직도 눈이 많고, 중간 rockband에 있는 폭포로 쏟아지는 물의 양이 아직도 대단해 보입니다.

사진 중앙 멀리 보이는 설사면의 우뚝한 Lefroy.

정상에서 식사를 하며 오래 머물렀습니다. 아시다시피 정상은 밑에서 보는 것처럼 뾰족하진 않지요. 꽤나 오랫만에 올랐는데 cairn도 많이 늘었고, 바람을 피할 수 있는 돌무더기 벤치들로 여러개가 생겼더라구요. 그동안 참으로 많은 산행객들이 올랐던 모양입니다. 오늘 정상에는 저희 일행 외에 젊은 커플 한 쌍만이 올랐지요. 정상에서 식사를 하는 동안 때때로 해가 나와 등도 따숩게 해줬구요. ^^

하산할 때는 늘상 그랬듯이 Niblock 방향으로 내려가는 loop 코스를 택했습니다. 예전에 항상 미끄럽고 많은 먼지로 고생했던 급경사길이 예상과는 달리 전날 내린 비로 흙이 제법 폭신했고 길도 아주 선명해서 너무 쉽게 내려올 수 있었습니다.

하산 길에 만난 Lake Agnes. 뒤편에서 바라보는 모습이죠. 저 멀리 tea house가 보입니다. 사진에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찻집은 그야말로 문전성시를…..

Agnes tea house에서 되돌아 본 모습. 작년에 장대비를 뚫고 올랐던 Big beehive, Devil’s Thumb이 보이고 Whyte도 아주 까마득히 올려다보입니다.

                휴식 중에 만난 Steller’s Jay. 워낙 많은 사람들에 익숙해지다보니 잘 도망가지도 않고 먹이만 얻으려 하고 있습니다. 하반신의 푸른 색깔이 아주 선명하고 매혹적입니다.

무사히 하산하고나니 이제 햇살은 무시로 쏟아지고 있어서 여름 날씨임을 실감하게 해줍니다. 호수 위에 떠 있는 보트의 수도 제법 늘어나 있구요.

일기예보가 틀린 것에, 그리고 우리의 통밥이 적중한 것에 감사하게 된 하루였습니다. 비가 오지 않아서, 해가 뜨겁지 않아서, 먼지가 나지 않아서 그리고 Agnes 이후에는 사람도 많지 않아서 좋았던 산행이 되었네요.

Heaven helps those who help themselves!! ㅎㅎ

모두 건강하시고, 비가 안오길 기대해 봅시다. ^^

장대비의 예보를 피해 다녀온 Paget Peak

산행 안내를 올리고나니 가까운 록키의 대부분이 제법 많은 양의 비가 예보되기 시작했습니다. 주중을 지나면서도 계속 일기예보에 눈을 두고 있을 수 밖에 없었죠. 결국 잔뜩 흐린 토요일, 집결지에 모여 궁리 끝에 예정했던 Panorama Ridge 대신, 조금 멀리 Yoho 지역으로 가기로 하고 Paget Peak로 향했습니다. (그나마 비가 제일 약하게 오고 오후부터는 비가 그치는 것으로 예보되었는데, 다행히 비가 오질 않았죠. 일기예보가 틀리는 행운이 기쁠 때가 이런 경우입니다.)

다행히도 Banff와 Lake Louise를 지나며 만났던 빗줄기와 두텁게 하늘을 뒤덮던 검은 구름은 Alberta와 BC의 경계선을 지나니 모두 사라지고 간간히 파란 하늘과 햇빛이 우리를 맞이하더군요.

가벼운 마음으로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혹시 몰라 배낭 속에 준비해둔 비옷을 꺼내는 일이 없기를 바라면서 말이죠.

 Wapta Lake의 수면이 바람에 살며시 흔들리고 Narao Peak의 정상은 구름에 가려져 있습니다.

 산행은 호젓한 숲길을 걷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확실히 BC주의 경계선만 넘으면 숲은 수분을 많이 머금고 있어 청량감이 한결 더해집니다.

나무잎들도 Alberta주와는 많이 달라 보입니다.

 산행로의 곁에는 이런 바위벽이 서 있기도 합니다.

숲길을 어느 정도 벗어나면 드디어 주변의 경치들이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Cathedral과 Stephen의 웅장한 위세와 Field가 보입니다.

약 3.5 km를 오르면 만나는 Fire Lookout입니다. 여기가 모두들에게 좋은 break point가 되죠. 비를 피할 수도 있구요. 우리도 여기서 이른 아침을 보충하기 위해 미리 식사를 했죠.

 Lookout 건물 안에 남아 있는 안내글. 1944년에 지어졌다… 브라브라….^^

주변 경치를 바라봅니다. Trans Canada highway 건너편으로 Lake Louise 뒤편, Lake O’Hara 입구들이 보입니다.

식사를 하고 다시 시작하는 산행은 곧바로 숲길을 벗어나고 이렇게 급한 경사의 scree를 오르게 됩니다.

이렇게 작은 rockband도 마주치는데 좌우 혹은 가운데로 기어오릅니다.

잠시 비탈에서 뒤돌아 봅니다.

정상이 보이는 것 같죠? 물론 아닙니다.(not even false summit) 어디 한 두번 속나요? ㅎㅎ

왼편 뒤로는 눈덮인 Mount Field가 보이고(벌써 이곳을 다녀온지도 2년이 되었군요. 천둥과 번개, 우박을 견디고도 다녀왔었는데..),  앞의 ridge는 Mount Ogden을 향해 오른쪽으로 치솟고 있습니다.

첫번째 정상에 올라서는 중입니다. Lake O’Hara로 향하는 골짜기가 선명하게 Orewa님의 머리 뒤로 보입니다.

첫번째 정상에 올라선 일행들.  사진 왼편으로는 Mount Niles과 Daly.  개인적으로는 예전에 이곳을 오른 두 번 모두 이곳까지만 다녀갔습니다. 날씨가 너~무 안좋았어서 진짜 정상이 보이지 않았고, 이곳이 정상인 줄 알았더랬습니다.

첫번째 정상에서 바라본 남동방향. 사진 왼편에서부터 Bosworth, 멀리 Lake Louise ski장의 Whitehorn, Lipalian, 가운데에는 Niblock, Whyte, Narao, Collier, Victoria, Huber, Bidle, Wiwaxy, Hungabee 순으로, 오른편 앞으로는 Cathedral과 Stephen이 보입니다. 사진이 너무 작아서 알아보실 수나 있으실런지 모르겠지만…. ^^

드디어 Mount Ogden 아래에 자리한 Sherbrooke Lake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사진 왼편 Ogden에서부터 이어지는 산줄기의 끝은 Mount Niles과 Daly로 이어집니다.

이제 진짜 정상으로 향합니다. 이 곳이 두번째 봉우리이자 true summit입니다. 시간이 된다면 좀 더 ridge를 따라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오른편에는 여전히 커다란 눈처마가 남아 있구요.

첫번째 봉우리를 되돌아 본 모습입니다.

정상에는 돌무덤이 쌓여 있고 작은 수정구와 군번줄이 얹혀 있었습니다. 누군가의 아버지이고, 친구이고, 남편이었던 사람을 추억하는 의미일텐데, 대개 산행중 사고로 명을 달리하였을 경우에 이렇게 많이 합니다. (문득, 먼저 가버린 산우와 그와의 산행과 Castle과 Kidd에 남겨둔 그의 흔적들을 생각해 봅니다.) 거시적으로 보면 우리와 같은 산행 동료였을텐데 마음으로 명복을 빌어봅니다.  한편으로는 다시 한 번 안전한 산행을 다짐하기도 하구요.

산행을 마치고 돌아온 주차장에서 보는 경치. 하늘은 맑아졌고 공사중인 도로를 달리는 차와 호수가 묘하게 호젓합니다.

집으로 돌아와 다시 뒤적거려보니, 다녀온 사람마다 elevation gain이 다르군요. 어쨌건 우리의 바이블(Scrambles in the Canadian Rockies)을 기준으로 해발 2,560 m, elevation gain 1,000 m 입니다.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게 일주일 보내시고 다음 산행에서 뵈요~~

13개월만에 완성한 Anklebiter Ridge

작년에는 눈과 bushwhacking 때문에 돌아섰던 Bow Valley의 Anklebiter Ridge를 다시 도전했습니다. 소소한 인원이 오락가락하는 날씨와 비가 올거란 예보를 걱정하며 떠났었죠. 다행히도 비는 우리를 비껴갔고, 우리는 무사히(물론 잠시 길을 헤매기도 했지만..same as usual ^^;;) Bluemat hill까지 돌아서 loop를 돌 수 있었습니다.

최고 높이는 2,141 m, 등반고도는 누적 950 m 가량에 총 거리는 약 7 km 였습니다.

사진은 별달리 찍지 않아서 아래의 사진만 올립니다.

사진을 찍은 곳이 작년에 가지 못했던 Bluemat hill이고 종앙에서 약간 왼쪽의 봉우리가 Anklebiter Ridge의 summit이고, 오른쪽과 그 뒤로 보이는 곳이 Gap Peak로 이어지는 릿지입니다. 왼편에는 Grotto Mt.의 정상능선이 살짝 드러났군요.

정상의 registry note에는 작년에 남긴 우리의 흔적이 남아 있었는데, 과거의 흔적을 본다는 것은 참으로 항상 묘한 기분이 들게합니다.

가벼워 보이는 듯했지만 결코 가볍지 않았던 산행이었구요, 모처럼 down climbing의 흔적이 손바닥에 일요일까지 남아있네요.

보람찬 일주일 보내시고 다음 산행에서 뵈요.

Yellowstone trip (May 31 ~ June 03, 2018)

시간이 되는 몇몇 사람들이 3박 4일동안 Yellowstone Nat’l Park를 다녀왔습니다.

워낙 잘 알려진 곳이니 구차한 설명은 집어치우고 사진 몇 장을 추려서 올립니다만, 현실적으로 사진으로 옮기기엔 부족함이 그지없음을 느낍니다. 아울러 함께 못하신 분들께는 아쉬움과 섭섭한 마음을 전합니다.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고,  다시 산행을 준비해야겠습니다. ^^

(아, 사진의 순서는 엉망입니다. ㅎㅎ)